시간이 약

기억이 잊혀져가는게 아쉽다는 생각이 늘 더 컸는데
지금은.. 어떤 부분은 이제 흐릿해져서 가물가물한 게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
어떤 상황이 문득 생각나서 떠올려봤는데
그게 정말 내 경험인지 어느 글에서 읽었는지 영화에서 본 건지 다 짬뽕돼서 헷갈릴때 내 경험이 아닐거야 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러면 정말 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몰랐던 척 지울 수 있을 것 같다
오래돼서 애매하게 걸쳐져있는 기억들 다 이렇게 지워져가는거겠지 경계에서 내가 내 쪽으로 당길 의지가 없는 것들 내 것으로 만들고픈 의지가 없는 것들 사실은 당장 지워버리고 싶었는데 그렇겐 못하니까 묻어뒀다가 결국 시간의 힘을 빌려서 밀어내는 것들
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다 이런 거였나?
졸면서 썼더니 뭔말인지..